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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터널', 절망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by N잡설명왕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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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이 무너졌다

정수(하정우)는 아이의 선물을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그가 터널을 지나는 그때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오고 터널에는 어둠이 찾아온다. 정수는 갑자기 칠흑 같은 어둠으로 불안감이 든다. 잠시 후 터널 안의 불은 다시 켜지지만 터널의 붕괴는 시작된다. 

정수는 붕괴된 터널 속에서 다행히 목숨은 건진채 깨어난다. 사태를 파악하고 즉시 119에 신고를 하며 구조요청을 한다. 

정수의 신고로 터널의 붕괴를 모두 알게 된다. 도착한 구조대조차 붕괴된 터널을 보고 입이 쩍 벌어진다. 

터널 속에 갇혀 두려움에 떨던 그에게 가장 먼저 전화 온건 언론사 기자의 전화다. 구조 소식을 알리는 전화인 줄 알았던 그에게 기자는 어이없게도 심정까지 물어보는 비현실적인 질문을 한다. 예상치도 못한 터널의 붕괴로 상황을 파악하기에도 정신이 없을 구조대인데 현장에서 떡밥을 찾아온 기레기까지 상대해야 하는 구조대장 김대경(오달수)은 답답하기만 하다. 

갇힌 터널 속에서 패닉에 빠진 정수는 대경과의 통화에서도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구조작전을 시작하다

정수와의 통화에서 차량 앞에 환풍구가 있고 붕괴 순간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는 정보를 토대로 어느 정도 위치를 파악한 대경은 먼저 드론을 통하여 내부 상황을 확인한다. 그러나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전파로 인해 드론으로 터널 내부를 관찰하는 것은 실패한다. 시간을 더 낭비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한 대경은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진입한다. 진입한 후 대경은 정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감지했지만 곧이어 발생하는 터널의 2차 붕괴로 대경은 급히 빠져나오게 된다. 2차 터널 붕괴 후 대경은 정수와의 통화에서 3번 환풍구라는 정보로 인하여 더욱더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된다. 터널 위에서 수직으로 굴착하여 정수를 구조하겠다는 작전을 세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위치마저도 100미터 이상을 굴착해야 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인근에 다른 터널 공사 중으로 정수가 갇힌 터널에서 또 붕괴가 일어날 수 있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국민안전처 장관 김영자(김해숙)는 현장에 도움되지 않는 추상적인 말들만 남기고 정수의 아내를 이용해 자신을 표심을 잡느라 사고에는 관심도 없는 상태였다. 정말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구조작전은 시작된다. 처음 예정보다 더 긴시간을 보내야 하는 정수는 남아 있는 식량을 쪼개가며 구조를 기다린다. 밖에서도 그의 아내를 포함은 모두가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한다. 

 

그렇게 무려 17일의 시간이 흐른다. 드디어 굴착작업은 끝이 보인다. 정수의 탈출 소식을 담기 위해 기자들은 몰려든다. 그리고 구조대원들은 구조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환호한다. 정수도 곧 탈출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기대하며 기다린다.

하지만 3번 환풍구쪽으로 굴착했지만 정수는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터널은 설계도와는 다르게 시공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희망을 품었던 17일의 시간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 절망적인 소식을 듣게 된 정수는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며 패닉에 빠지게 된다. 때마침 핸드폰의 배터리도 전부 닳는다. 그렇게 외부와의 소통도 끊기게 된 정수의 생사는 누구도 알지 못하게 된다. 정수가 갇혀 있는 시간들이 길어질수록 변해가는 언론들과 포기를 강요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그를 구하려는 이들은 점점 사라진다. 

 

절망스럽지만 포기 하지 않는다.

대경은 정수에게 전화를 해 그 사실을 알리고, 정수는 고통스러워하며 울부짖다가 정신을 반쯤 놓아버리게 된다. 이때 세현 이 전화기를 넘겨받자 정수는 자기는 더 이상 못하겠다며 죽어버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세현은 정수가 죽으면 자기도 딸과 함께 죽겠다며 폭탄선언을 하고, 마침 정수의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연락이 끊겨버린다.

그 후로 정수는 지하수를 받아마시고 탱이의 사료를 먹으면서 간신히 연명하며 클래식 채널로  바깥세상 소식을 듣지만 세상은 정수가 이미 죽었다고 판단하며, 인근 터널공사를 재개하려고 한다. 수직갱 굴착 작업이 실패한 이후에도 하도터널의 무너지지 않은 입구 쪽에서 구출작업은 계속된다. 다른 작업자들은 죽은 사람 시체 건지려고 이러는 게 다 뭐냐며 지겨워할 때 작업반장은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라고 구조를 단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직후, 전동 톱날이 파손되어 구조현장에서 일하던 작업반장의 흉부를 찌르면서 사망하게 된다.

이후 하도 제 2터널 재시공 관련 기자회견에 참가한 대경은 정 반장의 사고소식을 접하게 되고, 세현은 작업반장의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의 모습을 구석에서 숨어 지켜보게 된다. 세현은 정수의 어머니에게서 수진이 친구들에게 '정수 때문에 정 반장이 죽었다 카더라라는 유언비어를 듣고 왕따를 당한다는 소식을 전화를 통해 접하고, 세현은 정수의 어머니에게 수진을 유치원에 보내지 말라는 권고를 한다.

그 말이 막 끝났을 때, 구조본부에서 구조대원들에게 줄 음식을 요리하던 세현에게 죽은 작업반장의 어머니가 나타나 행패를 부리며 정수 때문에 자기 아들이 죽었다고 난리를 피우자, 오히려 세현은 그 유족에게 사과를 한다.

이후 국토부 직원이 세현이 머물고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 찾아와 하도 제2 터널 공사 재개 동의서를 가져오며 "국민들도 이젠 그만하자고 하지 않습니까. 65%가 넘었어요. 다들 너무 지쳤습니다. 이제 그만 인정하셔야 됩니다."라고 말하며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권한다. 세현은 "만약에 살아 있으면 어쩌시려고요. 미안하지 않으세요?"라고 말하면서 결국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이 사실을 정수가 들을 수 있는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리고, 라디오를 통해 그 소식을 듣게 된 정수는 반쯤 미친 듯이 필사적으로 돌을 치우며 길을 만들려 한다. 한편 대경은 발파작업이 재개되기 전 마지막으로 정수의 생존 유무 만이라도 확인하겠다면서 혼자서 수직갱 아래로 내려가고, 청음기를 통해 정수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려고 한다. 그러나 위에서는 발파작업을 재개하기 위해 대경이 탄 엘리베이터를 끌어올리고, 대경은 미처 청음기를 회수하지도 못해 장비를 부러뜨리고 남겨둔 채로 끌려 올라간다.

곧이어 하도 제2 터널 발파작업이 강행되고 터널 내부는 더 붕괴되기 시작하는데, 이때 터널의 붕괴를 감지한 탱이가 마구 짖어대며 정수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에 정수는 터널이 붕괴한다는 걸 깨닫고, 길 만들기를 그만둔다. 그 대신 그야말로 마지막 힘을 짜내어 탱이를 따라 위험한 길에서 탈출, 환풍기 건너편 미나의 차량까지 가서 사력을 다해 자동차의 경적을 누른다.

그때 구조대장이 부러뜨리고 남겨둔 청음기에 그 경적 소리가 잡히고 이에 정수가 살아있음을 확신한 구조대장은 발파 중지를 요구하지만 발파 리모컨을 손에 쥐고 있던 인부가 이를 듣지 못하고 결국 2차 발파가 이뤄져 터널이 붕괴하고 만다. 그 후 구조작업이 재개되었고 붕괴 35일 만에 구조대가 수평 갱도를 타고 들어가 돌과 먼지가 쌓여있는 채로 환풍기를 지나 차문 앞에 엎드려 있던 정수를 발견하여 극적으로 구조된다. 탱이도 같이 구조된다.

해외 관객의 반응과 글쓴이의 생각

사람 1: "정부나 언론에 대한 풍자와 비꼬는 영화가 한국 내에서 흥행했다는 것이 놀랍다."

 

사람 2: "언론과 정부에 대한 냉소도 보여준다. 보고 있으면 짜증 날 법도 하지만 한국영화는 그런 걸 잘한다." 

 

사람 3: "전반은 비교적 코미디, 후반은 진지하게 보여준다." 

 

사람 4: "하정우의 영화에 꽝은 없다."

사람 5: "유일한 양심, 오달수에게 치중되는 모습이다."

 

사람 6: "보도 윤리법이라는 게 한국엔 있는가? 일본에도 있으면 좋겠다."

 

영화는 겉보기에는 홀로 고립되어 두려움에 떠는 정수를 보여주지만 사실 이 사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를 꼬집어 주는 영화이다.

자신들의 특종을 위해 누군가의 불행을 기도하는 기자들과 이러한 불행을 기회삼아 형식적 얼굴 비추기로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려는 정부 관계자들, 그리고 손바닥을 뒤집듯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는 이들의 모습들이 글쓴이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껴온 경험들이다. 글쓴이가 여태까지 간접 경험했던 모습들과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은 쏙 빼닮아 있었다. 과거 우리에게 슬픔을 안겨줬던 큰 사건이 떠오르게 만들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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